경기도 보수하는 잡화점 - 한지붕네작가
한 지붕 네 작가 ‘보수하는 잡화점’
[우리 동네 예술가] 고양시 강숙진·김용관·신지현·진선희 작가
김보라 (독립기획자, 미디어문화연구자) | 2017.07.06 11:31
네 명의 작가는 미술학도로 처음 만나 교류하다 작업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상 가운데 쉽게 버려지는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그 안의 의미를 발견해나가자는 의미에서 ‘보수하는 잡화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예술적 이상과 창작의 욕구 사이를 오가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자 했던 이들은 작업을 넘어 삶을 나누는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진선희 작가|대중과 호흡하는 갤러리카페 소망
보수하는 잡화점이 세상에 나온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함께 도모하고자 했던 아이디어는 그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진선희 작가는 보수하는 잡화점을 통해 카페와 같이 대중적인 공간을 꾸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갤러리카페로 지역에서 대중의 반응을 가장 가까이서 살펴볼 기회가 되리라 여겼다. 상시로 여는 공간이 아니라 분기별로 오픈하는, 미술계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카페에 대한 생각이다. 잠시 보류 중이지만, 언젠가 갑자기 출현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보수하는 잡화점의 다른 작가들과 함께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김용관 작가|딱딱하지 않은, 놀이 같은 작업 추구
김용관 작가는 모듈이나 패턴에 관심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큰 그림을 구성하는 작은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보수하는 잡화점 내에서만큼은 ‘미술 작업’이라는 딱딱한 어감을 지운, 놀이에 가까운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은 장난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발명품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김용관 작가는 이전에 대량으로 장난감을 생산해본 적이 있다. 꼼꼼하게 시장조사를 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고 한다. ‘작가’ 프리미엄이 붙는 장난감이라 자신이 있었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니 같은 가격에 다른 장난감을 몇 개는 살 수 있었기에 경쟁력이 떨어졌던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 이후 사업이 아니라 소소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더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숙진 작가|미술계 평가 대신 갈증 해소할 수 있는 작업 몰두
강숙진 작가는 “혼자 깨작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생각했던 것과 결과가 다르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그런 대로 재미가 있다고 본다. 최근 삶의 무게가 무거워진 것 같다고 담담히 내뱉는 그녀는 ‘이러이러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당장은 미술계의 피드백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갈증이 해소될 수 있는 무언가에 몰두할 것이다.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준비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는 강숙진 작가는 보수하는 잡화점이 그녀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충동적으로 만드는 장이 되었으면 한단다.
신지현 작가|스스로 찾은 나의 모습, 작품 속 소녀로 등장
신지현 작가의 작업엔 한동안 늘 소녀가 등장했다. 소녀라고 불리기 이전인 네다섯 살의 모습이기도 했고, 때론 사람이라기보다 모호한 안개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녀는 언제나 파스텔 색조의 풍경 안에 배치되었다. 소녀의 시선은 줄곧 불안했는데, 타인을 인식하거나 무언가를 응시하거나 끊임없이 탐색했다. 소녀의 공간과 소녀의 행위는 일상적이었지만, 비일상적 대상과 결합하여 경계가 모호해졌다. 생김새는 소녀의 것이었지만 눈빛, 표정 그리고 몸짓은 성인의 것이었다. 현재를 유예하고 시간을 전복시키는 소녀를 통해 신 작가는 해방감을 느낀다.
‘보수하는 잡화점’은 일상 가운데 쉽게 버려지는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그 안의 의미를 발견해나가자는 의미에서 이름 지었다.
영역의 구분 벗어나 생활하는 작가로의 동행
보수하는 잡화점은 미술계와 비미술계, 작업과 일상이라는 구분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한다. 자신만의 영역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습성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출발하지만, 지나친 영역 구분은 경계와 배척을 무한대로 확장할 뿐이다. 김용관, 신지현, 진선희, 강숙진, 이 네 작가는 앞으로 각자의 작업을 하겠지만, 보수하는 잡화점이라는 지붕 아래에서는 잠시 작가로서의 책무, 작업이 가지는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자 한다.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해 미학적으로 설명하기를 강요받고, 스스로 ‘꽤 괜찮은 작가’임을 증명해야하는 종래의 의례에서 잠시나마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로니컬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작업을 떠난 행위를 통해 작업에 대한 기반을 닦을 수 있으며 작품에서 벗어난 대상을 통해 작품에 대한 얼개를 잡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하는 작가로서 삶의 균형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지역 예술가 작업실 오픈 프로젝트 <옆집에 사는 예술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2017년 경기지역 예술가 작업실 오픈 프로젝트 <옆집에 사는 예술가>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창작공간이자 때로는 도전적이고 개방적인 실험의 장으로서 끊임없이 진화해온 창조적인 장소, ‘예술가의 작업실’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오픈스튜디오 일정>
7월 1일, 양평 김나리, 안창홍 작가 작업실
7월 8일, 용인 손종준, 김명식, 박대규 작가 작업실
7월 15일, 파주 안상수, 정현, 이현숙 작가 작업실
※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g-openstudio.co.kr)를 참조하세요. 참가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됩니다.
문의 031-23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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